11월 24일 월요일 -무텐위장성과 이화원-

오늘은 무텐위장성과 이화원 투어가 있는 셋째 날이다. (만리장성의 인기많은 관광지 코스는 크게 팔달령/사마대/무텐위로 나뉜다고 하는데 우리가 가는 곳은 무텐위다.)
어제 입었던 옷과는 다른 따뜻한 옷으로 든든하게 입어주고 아침도 먹지 못한 채 친구와 출발!


일행과 가이드쌤을 만나 투어 버스에 탑승한 우리. 부랴부랴 챙겨온 아침먹기에 바빴다. 역시 레몬 파운드는 완전 촉촉하고 맛있었고, 전날 밤에 친구와 마트에 들러 샀던 귤은 아침 피로를 없애줄 만큼 달달 상큼했다.

가이드쌤이 중국 땅콩사탕도 하나씩 나눠주셔서 필통에 챙겨넣었다. 노란 포장지가 귀엽다.
버스는 왕징에서부터 약 한시간 정도를 달려 무텐위장성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 투어쌤이 중국의 역사와 최근 사회에 대해 조리있게 설명해주셔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듣다보니 어느덧 도착해있었다.


무텐위장성은 우선 위 사진과 같은 리셉션홀과 음식점들이 있는 장소에 도착해 다시한번 셔틀을 타고 케이블카 플랫폼이 있는 장소까지 올라가야한다.


이른 오전에 도착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엄청 많지는 않았다.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장소에 잠시 줄을 서 대기했다가 버스가 오는대로 올라탄다. 셔틀버스를 타고 대략 10분정도 가면 금방 도착한다.


셔틀에서 내려 요런 장소들을 지나 쭉 올라가다보면 케이블카 플랫폼이 나온다. 만리장성 투어는 크게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내려오는 사람들과,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루지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로 나뉘는데 루지는 현장에서 티켓을 끊어야 한다는 것 같았다.
케이블카로 예약해뒀던 나와 친구는 바로 플랫폼으로 이동.


케이블카를 타려면 티켓을 찍고 들어가야하는데, 외국인들은 여권을 찍고 들어가면 되는 것 같았다. 티켓 확인소부터는 사람들이 몰려서 줄 서 있었다.


케이블카를 타는 줄은 질서정연하지 않고 엉망진창이라 알아서 잘 앞으로 뚫고 서야 한다. 뒤에서 새치기하는 사람들도 무척 많아서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친구랑 단 둘이라 요리조리 잘 뚫어 탔다.
오랜만에 케이블카를 타는거라 기분이 묘하고 두근댔던 기억이 난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며 찍은 만리장성은 벌써부터 크고 웅장해보였다. 벌써 신기했다. 교과서의 사진을 엄청 확대해놓고 보고있는 기분! 케이블카를 타고 플랫폼에 내려 계단을 타고 조금만 올라가면 본격적인 만리장성 입구에 도달할 수 있다.

세계문화유산(世界文化遺産)이라고 쓰여있는 큰 비석 앞에서 다녀갔다는 인증샷 한번 찍어주고! 저 비석 앞에서 사진찍으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빈 틈을 이용해 후다닥 달려가서 자리를 선점해야한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만리장성에 입장해볼까.


만리장성에 올라 처음 느낀 감정은 정말 마음 가득한 벅참이었다. 이렇게 멋있을 수가? 처음 두 눈으로 만리장성과 주변의 산들을 보게 된 기분을 다시 설명하기 힘들다. 그때의 벅참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그때 느꼈다. 아, 나 만리장성 좋아하는구나! 어제 본 천안문이나 자금성과는 다른 흥분이 찾아왔다.


사진도 엄청엄청 많이 남기기 시작했다. 이렇게 신나는 곳에서 남길 건 사진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사람이 점점 많아져서 사람없이 사진찍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포토스팟마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있기 일쑤여서 줄을 서야했고, 찬바람이 계속 불어 손은 무척 시려웠지만, 만리장성을 보는 재미와 신나는 기분이 더 커서 힘든지 모르고 사진을 열심히 찍어댔다. 추웠을텐데 같이 열심히 사진찍어준 친구가 너무 고맙다. (심지어 잘 찍어줌)



사진을 정말 많이 찍어서 어떤 사진을 올려야할지도 무척 고민이었다. 모든 사진 속의 내가 정말 신나고 행복해보여서 다시 보는 지금도 기분이 좋다. 만리장성이 나에게 주던 에너지와 벅참을 오랫동안 마음에 간직하고 싶다.
걸어가면 걸어갈수록 조금씩 달라졌던 만리장성 풍경들. 살짝 흐렸던 아침에 비해 조금씩 맑게 개어서 그런지 더욱 예뻤다.


투어 시간이 한시간 정도로 제한돼있어 더 멀리는 가보지 못한게 조금 아쉬웠다. 케이블카 플랫폼은 14번 망루에 있는데, 친구와 나는 14번 망루에서 시작해 17번 망루정도까지 다녀왔다. 같은 투어의 다른 일행분들에 비해서는 그래도 꽤나 멀리 잘 다녀온 편이어서 뿌듯했다ㅎㅎ
아쉽지만 바람이 너무 차고 사람들이 계속 많아져서 이만 하산하기로!



특이하게도 만리장성에는 고양이들이 의외로 많았다. 저 날만 한 4마리 본 것 같다.
사진은 14번 망루로 하산하러 가는 길에 마주한 귀여운 만냥이들(만리장성 고양이-내가 이름지었다). 저 높은 곳이 무섭지도, 춥지도 않은지 아주 뽈뽈뽈 잘 다니며 사람들 손길도 잘탄다. 너무 귀여워!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는 길이 어찌나 아쉬웠던 지. 날만 좀 더 따뜻했으면 진득하게 머물며 좀 더 보고싶었을 것 같다.
-북경 다섯끼-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온 후에는 셔틀을 타고 맨처음 도착했던 식당과 카페거리로 가 점심을 먹었다. 피자, 햄버거를 파는 곳도 있었지만 중국에 왔으니 당연히 현지음식을 먹어야겠지? 중국 현지음식을 파는 식당에 들어갔다. 메뉴판만 봐도 휘황찬란하다. 다 맛있어보였다.


가이드쌤이 추천해주신 지삼선과 만두! 예전에 하얼빈으로 교환학생 갔었을 때 분명 둘 다 먹어본 음식이었을텐데 왜이리 맛있는지. 특히나 지삼선이 정말 내 취향이었다(혹자는 느끼했다더라). 따뜻하고 흐물흐물한 가지가 달콤하니 맛있었다. 만두도 육즙이 팡 터지는 것이 맛있었지만, 내 입맛엔 지삼선이 좀 더 잘 맞았다.

점심을 다 먹은 후에는 바로 옆에 있던 루이씬(Luckin) 커피에서 코코넛라떼를 샀다. 추운 날씨였지만 따뜻한 것보단 아이스로 먹는게 더 맛있을 것 같아서 아이스로 구매! 맛은 내가 생각했던 맛보다 조금 덜 단 코코넛라떼 맛이다. 하지만 저렴하니까 궁금하다면 한번쯤 사먹어볼법한 맛이다.
이렇게 만리장성 투어는 끝!
정말 너무 재미있었고 이번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관광지였다. 다시 가고 싶다!ㅠㅠ

만리장성에서 약 1시간 40분 정도를 버스타고 이동해 도착한 이화원. 친구말로는 참 예쁘다고 하던데, 만리장성과 마찬가지로 기대가 됐던 관광지 중 한 곳이다. 만리장성보다 사람은 2배 정도 많았다..


탁트인 드넓은 호수가 참 예뻤던 관광지. 마치 바다에 온 것처럼 속이 뻥 뚫리는 후련함을 줄 정도로 규모가 컸다. 저 큰 호수를 사람의 손으로 다 팠다고 하니 믿기지가 않는다.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사진을 왕창 찍었다. 그런데, 바람이 정말정말 너무 춥고 세게 불어서 사진을 찍는 동안 손가락과 코가 뜯어지는 줄 알았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나의 여행샷.


바람이 정말 많이 불었는데, 사진으로 보기에는 아주 고요하고 평화로워 보인다는게 재미있다. 저 상황에 있던 나는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시끌시끌한 소음과 귀와 코를 쉴새없이 후려치는 바람을 견디며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는 것!


풍경은 정말 예뻤다.
춥지만 꾹 참고 인생샷을 건지기 위해 웃으며 사진찍는 나의 모습 ㅎㅎ


호숫가에 무리를 지어 동동 떠다니는 귀여운 오리(?)들도 발견했다. 오리들이 귀여웠는지 놀러온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내려다보고있는 모습도 귀여웠다.

이화원에 놀러온 관광객들이 무척 많아 좁은 길은 거의 일렬로 줄을 서서 지나가야했다. 저 인파들을 뚫고 포토스팟에서 사진을 찍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화원을 돌이켜보면 추운 강풍과 수많은 인파들로 정신없었던 기억밖에 없는 것 같다. 그게 좀 아쉽다.
좀 더 따뜻한 날에 한적하고 여유롭게 둘러보면 좋았을 걸.



하지만 그렇게 정신없음마저도 사진으로 돌이켜보면 모두 추억으로 남는다. 아름다운 풍경과 그 곳에 있던 나의 순간들이 모두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아있어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 이번 여행 전에는 내가 이렇게 사진찍는 걸 좋아하는 지 몰랐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은 북경이라는 새로운 장소에 대한 경험 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에 대해서도 좀 더 알게되는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 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여행을 좋아하는 지 조금은 더 나에 대해 더 잘 알게됐다.


춥고 정신없었던 이화원이었지만, 그럼에도 예쁜 사진과 추억을 남길 수 있었던 곳. 이화원도 안녕!

이화원 투어까지 끝마치고 나서는 돌아가는 길에 일행 모두 '내고향마트'라는 곳에 들러 대동강맥주를 구매했다. 대동강맥주는 평상시에는 보기 힘든, 이 마트에서만 파는 맥주라고 하더라. (솔깃) 이런 맥주는 무조건 사야해!
맥주를 구매한 후에는 숙소로 돌아와 잠시 쉬다가 저녁을 먹기 위해 방을 나섰다.
-북경 여섯끼-
마지막 밤의 저녁 역시 친구가 아는 춘삥 맛집으로 출발했다. 한국에서는 보기드문 춘삥을 마지막 날 저녁으로 먹기로 진작 계획해놨었기 때문이다. 나의 맛집 가이드 친구야 사랑해.
[라오라오지아 춘삥디엔 姥姥家春饼店]




이름도 귀엽고(라오라오지아 라니!) 마스코트인지 새 그림도 너무 귀여운 가게. 사람도 한산하니 별로 없어서 바로 명당자리를 찾아 앉을 수 있었다. 아기자기하니 귀여운 가게였다.


아까 내고향마트에서 산 대동강맥주도 함께 곁들이기 위해 들고 왔다. 중국은 대부분 콜키지 프리라고 해도 긴장하며 들고왔는데, 선뜻 마셔도된다며 오케해주셔서 안심했다.
사진 속 맥주 옆에 있는건 옥수수죽이라고 한다. 메인 메뉴가 나올때까지 저 죽을 먹으며 기다리면 된다. 먹어보면 굉장히 따뜻하고 밍밍(아무 맛도 안난다)한데, 은근 속이 쫙 풀어지는 느낌이다.


얇은 전병과 두꺼운 전병을 하나씩 시키고, 그 밖에 싸먹을 숙주, 계란, 고기, 감자채 등 다양하게 시킨 풍성한 저녁 식탁! 보기만해도 군침돌고 행복하다.


나는 아직까지도 저날 먹었던 첫 춘삥을 잊을 수가 없다. 정말 눈물나게 맛있었다. 맥주랑은 또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대동강맥주가 맛있는 덕분도 있었겠지만, 춘삥과도 참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아 춘삥 너무 맛있어!
친구랑 같이 먹으면서 '와..맛있다'를 백번도 넘게 외친 것 같다. 데려와준 친구도 뿌듯해하는 것 같았다. 근데 진짜 맛있었다. 북경을 다시간다면 춘삥부터 제일 먼저 다시 먹고 싶다. 춘삥..너 왜이렇게 맛있는 건데...

밥을 다 먹고 난 후에는 소화시킬 겸 숙소 근처 마트까지 걸어갔다. 언제나 신나는 마트 쇼핑.


저 생콜라는 아까 내고향마트 직후에 들렀던 맞은편의 우마트에서 샀던 것 같기도 하다. 아직 우리집 냉장고에 들어있다. 춘삥을 먹은 후 걸어간 마트에서는 내가 예전 하얼빈에서 자주 먹었던 추억의 계란과자(?)와 남자친구에게 선물로 줄 미니 고량주를 구매했다.

이밖에도 바리바리 산 것들이 더 있는데, 그건 밑에 한꺼번에 찍은 사진으로 올려야겠다. 아무튼 중국에서의 마지막 마트쇼핑이라고 하니 조금 서운해서 친구와 진득하니 이거저거 오래 구경했다.


이렇게 보니 꽤나 많이 샀네. 친구들에게 나눠줄 마라땅콩들과 엄마를 위한 마라 해바라기 씨, 와사비 마카다미아. 그리고 동생들을 위한 프링글스들. 돈을 너무 낭비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알차게 잘 산 느낌이다.
아직 맥주와 콜라, 땅콩소스는 먹어보지 못했다. 냉장고에 잘 보관중! 고량주는 남자친구에게 선물하니 무척 좋아했다.
항상 하루의 투어를 마치고 피곤한 몸을 끌고 숙소에 돌아와 오늘 산 것들을 침대에 펼쳐놓고 보다 보면 괜시리 마음이 따뜻해지고 뿌듯해진다. 저 때의 뿌듯함이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이다. 벌써 그립다 북경.
이렇게 북경에서의 마지막 투어, 마지막 밤도 아주 잘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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